[42Seoul] 22년도 6기 2차 La Piscine 후기

2022. 7. 15. 12:01·Review

1월 31일(월)부터 2월 25일(금)까지 라 피신을 진행했었다.

원래 개인적으로 구축해서 배포한 블로그를 만들면 그때 후기를 남기려고 했는데,

개발자의 욕심이란 게...끝이 없어서 그냥 티스토리에 정리하는 걸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라 피신에서 떨어졌다.

9레벨 98%에 통곡의 벽이라 불리는 C10을 역대 서울 라 피신 인원들 중에 42번 째로 통과해서

'이건 되겠다' 싶었는데 그네들 시선엔 달갑지가 않았나보다.

이해가 되는 게 C언어, 쉘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가서 초반 시험을 죽쒀놨는데

C10을 통과해버렸으니 오히려 컨닝 의심을 받았던 게 아닐까 싶다.

 

어차피 사정상 본 과정을 다니는 것도 스케줄 상 너무 벅찰 것 같아서 오히려 떨어진 게 좋았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어서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떨어진 건 난데 다른 분들이 더 화를 내주셨었다. ㅋㅋㅋㅋ)

 

당시 사진들이 남아 있는 게 몇 장 없지만 최대한 기억을 되살리면서 정리해보자.

 

어떻게든 붙고 말겠다는 집착과 광기

21년 7월 전역 이후, 처음으로 8월 4일에 코딩이란 분야에 흥미가 생겨 학원에 다니다가

11월에 조교제 제의를 받고 일하던 도중, 친구가 42Seoul을 같이 해볼 의향이 있는 지 물어보았다.

재밌을 것 같아서 곧장 수락했고 미친 듯이 온라인 접수를 눌러서 어찌저치 1,2차를 한 번에 붙었다.

(친구들까지 동원해서 소고기 사멕였다..🙄)

 

교육 센터가 강남에 있었기 때문에 근처의 고시텔을 하나 잡고 상경을 했다.

처음 가기 전만 해도 서울 올라가면 주말엔 친구들 좀 보면서 운동도 계속 하고

그렇게 좀 생활 리듬을 유지하면서 살아야 겠다...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라 피신 1일 차에 자존심 박살나고 모든 약속과 일정을 취소하고 42Seoul에 모든 걸 갈아 넣게 되었다.

 

42Seoul에서 공부 스타일에 큰 변화가 하나 있다면, "절대 고립하지 말자" 였다.

개발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를 고립하면 도태되고 스스로의 논리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 한다.

다른 사람의 코드를 보고, 해결책을 구하자.

심지어 내 친구는 라 피신 1등이었는데, 스스로 짠 로직에 오류가 발생하면 나한테 알고리즘을 가르치고 오류를 찾아내도록 요구했다.

스스로 찾기보다 날 가르치는 수고를 하더라도 남이 보는 게 훨씬 빠르게 오류를 잡아낼 수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던 것이다.

 

개발자의 생명은 커피다.

약 4주간 진행되는 부트캠프다 보니 주차마다 센터의 분위기가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당시에는 코로나 규제가 완화되지 않은 시점이라 24시간 센터 개방은 아니고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였다.

나는 매일 최소 11시간 길면 13시간 이상을 센터에 있었다.

 

첫 주차엔 이제 막 시작했다는 뽕이 차있어서 설 연휴가 있었는데 불구하고 사람이 바글바글 했었다.

뒤쳐질 것 같다는 불안감에 아침 8시에 칼출근을 해도 줄을 서있어야 했다.

 

2주 차엔 다들 으쌰으쌰하자는 분위기가 생성된다.

아무래도 평가를 계속 다니다보니 서로 친해지는 사람도 있고,

나는 수면욕과 식욕을 죽여가면서 몰두했더니 어느새 선두 주자로 미친 듯이 진도를 빼고 있게 되어

그것 때문에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날 쳐다보는 분들도 계셨다.

(나중에 알게 된 건데, 그때 날 주의 집중 하시던 분들은 다 재수생이었다.)

 

3주 차부턴 루즈해진다. 진도가 안 나가는 사람들은 더이상 따라잡지 못 할 것 같다는 좌절감에 빠져

센터에 나오지 않거나, 지원금만 타먹겠다는 심산으로 자리에 앉아 있기만 하시는 분도 계셨다.

진도를 어느정도 뺀 사람들은 선택을 잘 해야 한다. 평가를 많이 다니던가, 진도를 계속 빼던가.

초반에는 평가를 다니면서 정말 많이 배우고 난제를 극복했었는데,

남들보다 너무 진도를 앞서 나가버렸더니 평가를 나가거나 받거나 둘 다 내가 가르치게 된다.

그러다보니 평가 한 번에 걸리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게 된다.

 

2주차 토요일에 문제 풀기 싫어서 이러고 놀기도 했다.
통곡의 벽이라 불렸던 C10. 역대 42번째로 통과했다.

초반에 인터넷을 뒤져보면 라 피신이야 말로 경쟁 사회의 산물이라는 반응을 봤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보자면 틀린 말이다.

1주 차엔 동의했을 지도 모른다. 자존감은 밑바닥까지 떨어져서 어떻게든 극복해보겠다고,

센터 뒤쪽에 있는 김밥천국에서 김밥 8줄을 포장해서 아침·저녁을 해결하면서 코딩만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경쟁이 아니라 협력을 바라는 거냐며, 42Seoul을 씹은 적도 있다.

 

그런데 평가를 받고, 평가를 해주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이미 해결한 문제도 수십가지 다양한 접근법이 존재하고, 클린코드의 중요성이 무엇인가를 알 수 있게 된다.

나중에는 일방적으로 가르치기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보니 보답으로 많은 걸 받기도 했는데,

그 중에는 처음에 내가 막힌 부분을 가르쳐 주시던 분도 계셨다.

 

비록 내가 부트캠프에서 떨어졌어도 이 분야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를 얻어갈 수 있었다.

(미친 듯이 향상된 CS 관련 지식은 덤으로 ㅎ)

 

저작자표시 비영리 (새창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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